‘운동’을 꼭 운동답게 해야 하나요? – 육체노동과 건강에 대한 새로운 시선

하루 3만 보를 걷는 노동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당신의 ‘일’은 건강에 어떤 운동 효과를 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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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당신은 이미 운동 중일 수 있다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말은 누구나 압니다. 수많은 연구는 운동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을 낮추며, 암의 일부 종류(대장암, 유방암 등)에서 발생률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입증해왔습니다.

그렇다면 질문 하나.

우리가 말하는 운동이란, ‘운동복을 입고 계획적으로 하는 활동’만 해당될까요?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물류센터 노동자, 청소 노동자, 배달 라이더, 택배 기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육체적 활동량이 큰 직업을 가진 이들의 노동은 운동이 아닐까요?

노동은 운동이 될 수 있는가? – 학술 연구에서의 판단 기준

실제로 이 질문에 대한 학술적 접근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연구팀이 진행한 아래 연구입니다:

  • 연구명: Occupational physical activity and risk of cardiovascular diseas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 출처: European Heart Journal, 2021
  • 핵심 내용: "육체적 직업활동은 운동과는 달리 반복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며, 회복이 어려운 상태에서 이루어지기에 심혈관 건강에는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즉, 노동이 운동처럼 건강에 유익할 수는 있지만, 그 성격과 질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게 요지입니다.

노동 vs 운동 – 무엇이 다를까?

구분 유산소 운동 직업적 육체노동
목적 건강 증진, 체력 향상 생계, 업무 수행
구조 계획적이고 반복 가능 비계획적, 상황 의존적
강도 일정하게 조절 가능 예측 불가능, 강약 차 큼
회복 운동 후 충분한 휴식 회복 시간 부족한 경우 많음
정렬 신체 부위 고르게 사용 특정 부위 과사용 가능성 큼

 

이 때문에, 실제로 직업적 육체노동은 일부 건강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심혈관 질환이나 근골격계 손상 위험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은 분명한 건강 효과를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노동 = 건강에 해롭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로 아래와 같은 근거는 고강도 비의도적 신체활동(물류센터 상하차, 가사노동 등)이 심폐 기능과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① 혈당 개선

  • NIH(미국 국립보건원)은 하루 3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활동(빠른 걷기, 물건 나르기 등)이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혈당 관리를 개선한다고 보고함.
  • 물류센터 집품과 같이 하루 수만 보를 걷는 활동은 이와 동일한 효과 기대 가능.

② 심폐 기능 향상

  • 2020년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하루 7,000보 이상을 걷는 사람은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졌으며, 이는 운동 목적이 아닌 활동에도 해당됨.

③ 간 효소 수치와 비알코올성 지방간 예방

  • 반복적 근력 활동과 유산소 활동이 섞인 형태의 작업은 지방간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음.
  • 특히 체지방률 감소와 간 효소 수치(ALT, AST)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보고도 있음.

‘운동 같은 노동’의 부작용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실제로 노동이 운동 효과를 주더라도, 다음과 같은 위험 요인도 동반됩니다:

  • 특정부위 과사용 → 근골격계 통증, 염증
  • 휴식 부족 → 심혈관계 과부하
  • 자세 불균형 → 척추 및 관절 문제

→ 그래서 필요한 것이, “보완적 운동”입니다.

가령 상하차 작업자라면 허리 스트레칭과 견갑골 강화 운동, 청소 노동자라면 손목, 무릎 완충 스트레칭 등이 추천됩니다.

✅ 결론: 노동은 때로 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 물류센터에서의 하루 3만보, 설거지하며 하루 5시간 서 있는 노동도 심폐 기능과 대사 건강에는 분명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 다만 이는 ‘의도된 운동’처럼 조율되고 회복 가능한 구조가 아니므로, 균형 잡힌 보완 활동과 충분한 휴식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건강 효과로 이어집니다.

요약하자면, "노동이 운동 효과를 줄 수는 있지만, 운동은 노동을 대신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는 별개이지만 서로 보완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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